전문가 병(病) NEW!


잘 모르지만 자꾸 뭔가 아는 척하게 되는...
사람이라는 게 그래요.

취미로 블로그를 하다가 조금씩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그럼 나도 모르게 다 아는 척을 해야 될 거 같고.

네,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제가 예전에 썼던 포스팅을 잘 못 봐요.
초등학생 시절 일기장을 보는 것처럼 오그라들어서.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나도 사람이니까...
주변의 관심이 집중되면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뭐라도 된냥 으쓱해지고.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죠.

그래도 예전보다는 좀 나아진 것 같습니다.
아직도 가끔 아는 척 할 때가 나오기도 합니다만,
의식적으로라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은 합니다.
이제 초등학생 아니니까...

이게 사춘기의 열병 같은 거여서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주변에서 선생님, 선생님 하니까 진짜 선생님이 된 줄 착각하고,
나이가 들수록 의식적으로라도 나도 틀릴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왜냐면 틀렸어도 틀렸다고 직접 얘기해주는 사람이 점점 없어지거든요.

우리나라에 전문가라는 사람은 많은데 진짜 전문가가 얼마나 될는지 모르겠어요.
현대 사회는 과거와 달리 너무나 고도화되어서,
전문가라고 하면 매우 매우 매우 협소한 분야에서나 남보다 조금 더 알 뿐이지,
어느 누구도 광범위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가 없죠.

예를 들어, 제가 공학박사라고 가정해봅시다.
사람들은 공학에 관해서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겠죠?
하지만 저는 1/10000도 제대로 대답을 못할 겁니다.
공학이라 뭉뚱그려 말하기에는 너무나 넓은 분야니까...
기계공학으로 한정지어도 마찬가지겠지요.
근데 잘 모르면서 전문가 타이틀 달고 아는 척하면 안 되는 거 잖아요.

음식은 어떤가요?
이 세상의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고 자세히 아는 사람이 존재하나요?
아는 만큼만 얘기하고 모르는 건 잘 모른다고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전문가인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스스로 모든 걸 아는 것처럼 이야기해야 권위가 생긴다고 생각하나 봐요.

인생도처 유상수.
저부터 좀 겸손해지겠습니다.
맛집 몰라요. 진짜로...


사진은 탄도항 일몰(?) 입니다.


덧글

  • liam 2017/07/25 22:37 # 삭제 답글

    녹두장군님 블로그를 말없이 10년 가까이 지켜본 팬입니다.
    제가 장군님의 블로그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있어보이려 하지 않는 그런 솔직 담백한 모습 때문입니다.
    최소한 겸소한에서 만큼은 대한민국 최고의 맛집블로거(이자 풍류 블로거)이시니 너무 걱정하지마시고 활동 열심히해주세요^^
  • Tabipero 2017/07/25 22:47 # 답글

    몇 줄 보고 혹시 블로그 접고 미식수행을 하러 떠나시는 거 아닌가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모른다는 걸 자각하는 게 아는 척 하는 것보다 상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지방 다닐 때 참고 많이 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격화 2017/07/25 22:57 # 답글

    최근 화제꺼리를 생산중인 황모씨가 생각나는 포스팅이네요.
    아무튼 요즘 세상에서 '전문가'란 표현은 참 우습게 생각되네요.

    방송에 나와 이름 좀 알렸다고 콧대 높아지는 뭐시기들과
    그런 뭐시기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군중을 보면 TV가 바보상자란 표현이 딱입니다.

    그냥 한심할 뿐.
  • 홍차도둑 2017/07/25 23:19 # 답글

    맛이라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녹두장군님의 입맛과 제 입맛이 똑같을수는 없거든요.
    그래도 녹두장군님 포스팅을 보면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 즐거움을 읽으면서 맛있는것도 또 먹으면 더 운수 좋은거 아니냐! 하는 생각으로 들어옵니다.

    오늘 즐거운 여행을 갔습니다. 그런데 녹두장군님 포스팅이 생각나서 어 그집 한번 가 볼까? 했는데 더 운수 좋게 그 집이 또 저한테 맞는 집이면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전 여기 들어옵니다.

    일상의 즐거움에 작은 행복을 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dd 2017/07/25 23:47 # 삭제 답글

    요즘 헛소리로 핫한 누군가를 향한 저격글처럼 느껴지네요 ㅎㅎㅎ
  • ㅁㄴㅇㄹ 2017/07/26 00:14 # 삭제 답글

    TV출연이 권위라고 생각하는 그 아저씨가 생각이 나네요 ㅎㅎㅎ(사장님이나 다를 바 없는)선생님이라는 의미없는 존칭이 뭔가 권위가 되어버린 거 같아서 듣기 거북했습니다.ㅎㅎ이 블로그 독자분들은 비슷하게 느끼시는듯요
  • 2017/07/26 02:47 # 삭제 답글

    예전부터 블로그 즐겨봤지만 언제나 타 블로그에 비해 담백하고, 거들먹거리지 않으며 절제된 위트를 보여주셨는데.... 이전이나 지금이나 저한테는 항상 최고입니다
  • 빈민 2017/07/26 06:58 # 삭제 답글

    세상에 맛있는게 없어요.. 어떻게 해야되나요?
  • 평범 2017/07/26 08:24 # 삭제 답글

    전국 5대 겸손 블로거...
  • 곰님 2017/07/26 09:26 # 삭제 답글

    참이슬 전문가 인정
    Certificate 받으러 오세요
  • 추배룹 2017/07/26 10:03 # 삭제 답글

    글이 유명해지고 팔로워가 많아질수록 겸손이 줄어드는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할말은 하며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은 개인의 미덕이고 매너이자 능력이겠지요. 녹두장군님이 학교계실때 맛집글 쓰실때부터 오늘 이 포스팅을 하기까지 제가 보기에 바뀐것은 카메라 뿐인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로 존경합니다.
  • 자유로운 2017/07/26 11:48 # 답글

    그래도 푸근한 사진만으로도 오는 맛이 있습니다.
  • 네은 2017/07/26 13:07 # 삭제 답글

    녹두장군님, 당신은 문화재입니다.
  • 업다운 2017/07/26 13:40 # 삭제 답글

    척 보다 진실하고 솔직한 말 한마디가 최고입니다.
  • 여형사 2017/07/26 15:12 # 답글

    해당 인물의 인터뷰 기사도 읽어봤는데 혼밥현상이 자본의 횡포라는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더군요. 그냥 그럴싸하게 말하려는 것이 과해진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 양과멍뭉이 2017/07/26 15:31 # 삭제 답글

    녹장님 글들을 읽어보면 항상 겸손함이 배여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는 식의 몇몇 눈쌀찌뿌리는 유명블로거들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항상 좋습니다.
  • 고파엘 2017/07/26 17:28 # 삭제 답글

    어떤 불로거는 전문가가 제대로 알려줘도
    자기가 옳다고 난체를 하더만요.... 웃기죠.
    추천.
  • 헤헤 2017/08/10 12:00 # 삭제 답글

    십년전에 맛 없는 집을 에둘러 표현하셨었죠.
    나중에 밝히셨지만 그 땐 몰랐어서 그냥 맛집인 줄 알고 다 방문 했었던 추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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