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연남동] 이노시시 - 추억의 사시미야 ▶ 일식


'이노시시'라는 단어를 오랜만에 써보네요.

예전부터 제 블로그에 방문한 분들이라면 제가 넘나 애정하던 곳이라는 걸 아시겠죠.
요즘엔 뜸했지만 2010년부터 줄기차게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도 인기가 엄청 났는데, 현재 연남동 붐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근방에 이노시시 2호점과 갓포 요리 전문의 '이타치'도 생겼다 없어지고,
사장님이 지금은 압구정 로데오의 '이치에' 자리잡고 있지요.

또 이치에 계셨던 분들이 나와 현재 일하는 곳이 이수역 '아오키'와 양재역 '슈토'이고,
지금의 연남동 '이노시시'는 예전부터 계시던 실장님이 맡고 있습니다.
간만에 실장님도 보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방문하였습니다.


출입문의 노렌에는 아직도 예전 사장님들 이름이 그대로 ㅎㅎ

제가 원래 TV를 안 보는데, 올 봄인가?
수요미식회에 '이치에'가 소개되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잠깐 봤습니다.


근데, 모 평론가라고 하는 분의 이런 저런 멘트가 좀...

이노시시가 개업할 때 큰 화제가 되었다?
=> 여기가 어떻게 화제가 되었나요?
개업 초기 당시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연남동 골목에 오픈하여,
오히려 자리 잡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게 있지도 않은 시절이었고...

그 당시 이자카야가 많지 않았다?
=>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당연히 지금처럼 이자카야가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그 때도 이자카야로 유명한 곳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노시시가 주목 받은 건 이자카야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시미야로서였지요.


파워블로거들 사이에 맛있다 맛없다 논쟁이 있었다?
=> 저는 완전 금시초문. 접객에 대한 논쟁은 많았지만, 맛으로는 없었습니다.
혹시 있었다면 제보 바랍니다.


뭐, 여기까지는 사실 관계에 따른 이해 부족이나 혹은 저의 오해라고 볼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고등어는 신맛, 짠맛이 강렬'해야' 비린 맛을 없앤다?
=> 그럼 나마 사바는 잘못된 음식? 신맛과 짠맛이 약한 시메는 잘못된 건가요? ㅎㅎ

청어는 한물갔다? 기름향이 빠져서 메뉴에서 '빼야' 한다?
=> 철 지나서 기름이 빠진 건 알겠는데, 그럼 메뉴에서 빼야 하는 건가요?
철 지나 기름 빠진 청어가 더 입에 맞는 사람은?
청어는 기름맛만으로만 먹어야 하는 생선인가요?
그리고 장사하는데 단가나 고객 취향 상관않고 본인 입에 맞지 않으면 빼야 한다?

그럼 한우 1+는 1++에 비해 기름이 덜해 맛이 없으니 메뉴에서 빼야 합니다???

예전에도 '생대구회는 맛없는 건데, 이걸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맛을 모르는 거야'라고 하셨던데,
그럴 땐 "생대구회는 수분이 많고 기름이 없어 제 입에는 맞지 않더군요" 라고 말하는 게 맞지요.
저는 생대구회 엄청 맛있던데... 아직 맛을 모르는 건가... ㅠㅠ

평론가로서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이 권위라는 게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 권위는 여러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낼 때 자연스레 생기는 것이지,
내가 얘기하는 이게 정답이고, 그 이외는 틀린 거야라고 강압적으로 얘기할 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음식은 수만가지인데 누구도 하루에 10끼 이상 먹을 수는 없으니,
모든 음식에 대해 다 잘 아는 사람은 절대 존재할 수가 없고, 정답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난 전문가이고 평론가니까,
음식에 대해 다 알아야 한다 혹은 아는 척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좀 버리시길...
그러니 우리나라에 전문가는 넘치는데, 진짜 전문가는 없죠.
본인만의 정해진 정답을 설정하고 거기서 벗어나는 걸 오답이라고 하면 안된다구요.
이건 수학 시험이 아니잖아요. ㅠㅠ

다시 말하면, 취향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어떤 음식이 짜서 내 입에는 아쉽다라고는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지만,
이 음식은 싱거워야 한다, 저 음식은 짜야한다고,
뭐는 무엇무엇 '해야 한다'는 건 독단이고 오만입니다.
라면에 물을 500g 넣어야 하는데, 1000g 넣으면 맛없죠?
근데 그걸 맛있다고 먹는 사람이 있으면, 내 입에는 맞지 않아도 그걸 인정해주자구요.

이렇게까지 예를 들어줘야 하나?

-. 난 일산보다 분당이 살기 좋더라(O)
-. 일산에 살면 안 되고 분당에 '살아야' 돼(X)

-. 난 쌍꺼풀보다는 외꺼풀 눈이 좋아(O)
-. 쌍꺼풀은 잘못된 것이고, 외꺼풀이 '있어야' 돼(X)
 

그리고 한 가지 더...

짬뽕 편에서는 '전국 5대 짬뽕' 보고 뭐라 했다고 하던데, 그건 좋습니다.
저도 그게 1위부터 5위까지 줄세운 건 당연히 아니고 제목만 그럴싸하게 붙인 건 인정.
근데 전국에 4만 군데 짬뽕 다 먹기 전까지 그러면 안 된다는 분이,
TV에서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 101'이라는 타이틀을 쓰는 건 더 웃긴데요.
5대 짬뽕보다 더 자극적인 타이틀이에요. ㅋㅋ
저도 당신이 죽기 직전의 80대 노인이라면 인정하겠습니다.


돈 받고 일하는 거면 제발 아는 만큼만 얘기하시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얘기하거나 그게 쪽팔리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저도 블로그 초기에는 모르면서 아는 척 많이 했는데, 지금은 좀 고쳤거든요.
보통 블로그 초창기에 겪는 열병 같은 거...


음, 그럼 다시 이노시시로 돌아와서... ㅎㅎ



메뉴판


예전과 동일하게 여전히 참이슬 팔고, 콜키지는 병당 2만원입니다.





기린 이찌방 (8,000원)



청어알과 새우깡



사시미 모리아와세



예전처럼 여전히 다양하고 풍성합니다.





먹다 남은 걸 작은 접시에 덜어주셨구요.



서비스로 주신 연어알 스시



호다테, 시이타케, 멘타이코 후라이 (가리비 관자, 표고, 명란 튀김)



이건 뭐 말하지 않아도 최강 조합이죠.


아, 피곤해.. 블로그 며칠 좀 쉬어야겠어요. ㅋㅋ


마포구 연남동 226-16, 070-8202-7308

덧글

  • 격화 2016/11/03 00:12 # 답글

    제발 돈 받고 일하는 거면 아는 만큼만 얘기하시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얘기하거나 그게 쪽팔리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 영화나 음식 평론가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네요.
    진짜 모르면 가만히라도 있지 이상한 해설 붙이고 맞다고 우기는 걸 보면 한심할 따름.
  • 2016/11/03 00:28 # 삭제 답글

    오마카세라는 것을 처음 먹어본게 이노시시 였는데 시간 참 빠르네요. 슈토는 지금도 자주 다니고, 이치에는 종종 갔었고 아오키는 오픈 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모양이던데 벌써 유명해지는 중이고 조만간 한번 가봐야겠네요.
  • 빈민 2016/11/03 00:33 # 삭제 답글

    간만에 랩을 다 하시고
  • 애교J 2016/11/03 00:58 # 답글

    사고 방식이 다른, 속된 표현으로 꼰대잖아요. 전현무 취향 인정 안 하구요. 처음에는 캐릭터 잡은 건가, 출판 마케팅인가 했다가 점점 성격으로 자리한 거 같아요.
  • 소소한유학생 2016/11/03 01:38 # 삭제 답글

    시원하게 말씀해주셨네요.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취향의 문제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치환하는 태도는 모든 영역에서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그 오류를 너무 쉽게 범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결론은, 블로그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정보와 진솔한 의견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랜디리 2016/11/03 02:32 # 답글

    이노시시의 완전 초창기부터 알고 있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결론적으로 녹두장군님 말씀이 맞습니다. 아니, 이노시시를 알리신 분이니, 틀릴래야 틀릴 수가 없겠죠. 보충하자면…

    ::

    이노시시가 개업할 때 큰 화제가 되었다?
    → 개업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까지도, 저희 커플 외에는 저녁 드시러 온 일본 아저씨 밖에 없고 하던 시절이 몇개월이었습니다.

    그 당시 이자카야가 많지 않았다?
    → 아니 서울에 이자카야가 얼마나 많았는데, 이태원이랑 압구정도 안 가보셨나 싶네요. 이노시시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솔직히 녹장님 덕이 제일 컸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좋든 나쁘든 일본의 '괜찮은 동네 이자카야'와 가장 비슷한 음식과 맛을 보여줬던 집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파워블로거들 사이에 맛있다 맛없다 논쟁이 있었다?
    → 아마 나중에 찾아보다가 이치에 국물 사건이나 그런 걸 주워들으신 모양인데, 맛에 대한 논쟁은 저도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고등어는 신맛, 짠맛이 강렬'해야' 비린 맛을 없앤다?
    → 제 입장에서는 오히려 시고 짠게 많지 않으면서 맛을 유지하는 게 - 비린맛이라는 얘기도 쓰기 조심스러운 말이죠 - 좋은 테크닉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노시시에서 처음 먹고 가장 감탄했던 메뉴가, 시메 향 적은 시메사바였습니다.

    청어는 한물갔다? 기름향이 빠져서 메뉴에서 '빼야' 한다?
    → 요즘 국내에서 청어의 수급량이나, 청어를 다루는 테크닉, 가격 등등 이런 저런 걸 생각해 본다면 쉽게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죠. 애초에 光物라는 게 기름기 때문에만 먹는 것도 아닌데, 별 희한한 얘기를 다 하시는군요.

    답글은 거의 안 남기지만, 언제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로 2016/11/03 04:06 # 답글

    수요미식회 아저씨는 음.. 보고있으면 완전 열등감폭발(누구에 대해선지..)모드라서 내가 더 잘 알아! 내가 말하는게 맞아! 내가 누군지 알아?! 하앍하앍에서 벗어나질 못하더군요.
    티비에 나온 김에 내가 짱짱맨할거야! 나도 유명해질거야! 거의 그런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예전에 우리나라 소주는 못 마실 물건, 이 술은 이렇고 저 술은 저렇고 바에 가서는 이래야 하고! 하던 시절의 제 생각이 나서 보면 괜시리 이불킥하게 되더군요. --;;;
  • ㅁㄴㅇㄹ 2016/11/03 09:09 # 삭제 답글

    ㅎㅎ그 분 전형적인 어그로꾼이죠 ㅎㅎ먹고 살자고 컨셉질하는건가요?ㅋㅋㅋ
    방송 좀 타서 주변에서 선생님 선생님하니까 지가 진짜 선생된 줄 아나봅니다.
    녹장님이 재미로 선정했던 5대 짬뽕보고 "이건 맛이 아니다" 이딴 소리 내뱉는 거 봤을 때부터 그 양반 맘에 안들었는데 ㅋㅋ
    정작 지는 냉동만구 광고나 찍고 ㅂ신이죠ㅋㅋㅋ
    음식학으로 학위한 것도 아니면서 전문가라고 오만 데 다나오는데 ㅋㅋ틀린 말만 하는 건 아니지만 전 이 양반 볼 때마다 채널 돌립니다.
  • 테마군 2016/11/03 09:25 # 삭제 답글

    녹장님~~ 개인적으로 이치에보다는 이노시시의 팬입니다. 그렇다면 저기 계시는 분은 홍사장님이 아니시고 실장님이 가게를 이러 받은건가요?

    헷갈려서 ;
  • 플라나리아 2016/11/03 12:08 # 답글

    저 녹장팬인데여.. 쉬시면 안대염!!! 매미같이!!! 열시미!!
  • Joe 2016/11/03 13:57 # 삭제 답글

    그분한테 왜 "선생님"이라는 칭호를 붙이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ㅎㅎ
  • ㅁㄴㅇㄹ 2016/11/04 11:38 # 삭제

    원래 붙일만한 직책이 명확하지 않을 때 존칭의 의미로 "선생님"붙이잖아요 ㅎ보험전화 같은 거 받아보시면 아실텐데 ㅎㅎㅎ비슷한 거로 "사장님"이 있겠네요.
  • 2016/11/03 14:30 # 삭제 답글

    포스팅 분량을 늘 이정도로 유지해주셨으면 좋겠읍니다.
    아리가또 시메사바
  • 음식또라이 2016/11/03 18:29 # 삭제 답글

    속이 다 후련하네요 ㅋ
    뭔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장군님처럼 일목요연하게 못해서 ㅋ
  • 경성기담 2016/11/04 08:34 # 삭제 답글

    누군가 했더니...그 사람이군요 ㅎ
  • -_- 2016/11/05 19:36 # 삭제 답글

    좀 확실한 느낌의 발언을 해야하는 포지션이기는 하지요. 그 방송 안에서 나름 유일한 전문가니까.
    또 대중한테 잘 먹히려면 그런 게 좋거든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보다는...
    사실 확인을 제대로 거쳐야 하는 게 물론 전문가로서 가장 중요하지만 말이죠. ㅠ
  • 말이화나 2016/11/07 18:14 # 삭제 답글

    네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프로 자체의 태생이 그래서 일까요.....맛 이외의 업소 위생이나 말도 안되는 조리기구를 쓰는 것등등의 쓴소리를 하지않는 것 같아 참 씁쓸합니다
  • 바람의철학 2016/11/07 20:51 # 삭제 답글

    파워블로거 사이의 논쟁은 아마 비밀이야 님과 레이니 님 사이의 논쟁 아니었을까요 잠시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전 녹두장군님도 좋고 그분도 좋아요~^^
  • 평범 2016/11/08 10:22 # 삭제 답글

    이자까야 가고 싶네요
  • ㅇㅇㅇㅇ 2018/11/07 15:38 # 삭제 답글

    이집을 알리셨다고요?
    저는 다른분으로 알고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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