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신옛집 - 생선 백반 충청권


충남 서천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0년 전 쯤에 춘장대 해수욕장에 다녀온 이후로 처음이네요.

여담이지만 '춘'이라는 글자가 너무 정겹고 좋지 않나요?
대표적으로 청춘이라는 단어도 그렇고, 술 중에는 호산춘, 산사춘... 지역으로는 춘천, 봉화의 춘양...
중국집으로는 김해 구강춘, 서천 동생춘, 남원 금생춘... 그림 중에는 춘화? 읭???

공통점이라면 모두 봄 춘(春)을 쓰는데, 따스한 기운이 느껴져서 그런가 봅니다.


서천 터미널 근처의 서천 수산물 시장


지방에 오면 시장 구경, 그 중에서도 수산 시장 구경이 으뜸이지요.
그 지역에서 그 철에만 나는 해산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서천은 행정구역상으로 충남이지만, 버스타고 전북 군산가는 게 어지간한 강남-강북보다 가깝습니다.
그래서 공유하는 해산물도 비슷한 편이구요. (박대 등)



2층에서 바라본 모습. 규모가 꽤 크죠?


이맘 때 서해에서 나는 제철 해산물은 두 가지. 새조개와 주꾸미.
새조개는 1~3월, 주꾸미는 3~5월이 제철이니 두 가지를 같이 즐기기에 딱 좋은 시기입니다.
둘 다 주로 샤브샤브로 먹으니 일타쌍피칠 수 있겠네요.


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주꾸미는 시장 가격 기준으로 kg당 3~4만원,
새조개는 (껍데기 포함 기준) kg당 2만원선이구요. (실제 조개양은 절반 정도)
두 명 기준으로 합쳐서 1kg 정도 하면 양이 충분할 겁니다.
혹시 2명이라면 하나만 1kg 사지 마시고, 섞어서 1kg 사세요.

사실 봄 주꾸미라고는 하지만, 봄 도다리처럼 제철에 관해서는 이견도 있습니다.
암주꾸미는 봄철에 알이 꽉 차는데 그걸 위주로 먹는 분에게는 제철이지만,
가을철에 비해 살이 질기다는 말도 있습니다.
제가 동시에 같이 놓고 먹어 본 적이 없어 직접 비교는 안 됩니다만... ㅎㅎ

실제로 가을에도 주꾸미가 많이 잡히고, 사이즈는 작지만 그만큼 kg당 가격도 저렴합니다.
알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굳이 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 
가을의 주꾸미 낚시
http://hsong.egloos.com/3439985


2층에 양념집이 있는데, 인당 4,000원 + 샤브값은 별도
아, 저는 이 날 여기서 안 먹었어요. 그냥 노량진에서 먹으려고... ㅋㅋ


박대가 유명한 줄은 알았는데, 박대묵이라는 게 다 있네요. 이것도 어묵인가요? ㅎㅎ


구경 잘~ 하고, 점심 먹으러 찾은 곳은 생선백반 전문 '신옛집'


겉보기 등급은 좀 어려워 보이지만... 나름 블루리본에 등재된 식당입니다.



점심 시간에 딱 맞춰 갔더니 손님이 바글바글. 간신히 한 자리 잡았습니다.


메뉴가 메뉴인만큼 손님 대부분은 (저 포함) 100% 중장년층


메뉴판


꽃게장 백반 먹는 손님없이 전원 갈치 백반 주문하시더라구요.


백반 2인분 (1인 9,000원)


이렇게 손 가는 반찬들로만 한 상 깔립니다.


3~4지 정도 되는 갈치구이


가자미


놀래미


군산/서천의 대표 생선 박대


조기


자반 고등어


생물인 생선도 있고, 꾸덕하게 말린 것도 있지요.

이게 참 어렵습니다.

냉동과 물류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수십년 전에는 필수불가결한 조리 방식이었지만,
요즘은 솔직히 생물로만 조리하려 마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생물로 조리하지 않는 게 단순히 보관/원가 문제 때문은 아니지요.
오래 전부터 그렇게 조리하여 식감은 꾸덕하더라도,
생선 특유의 진한 향을 매력적으로 느껴 그 음식을 드셨던 분들에게는 그게 정답일 겁니다.
물론 저같이 젊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생물이 익숙하고 좋긴 하지요.
하지만 식도락을 탐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조리법도 인정하고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매일 한 가지만 먹으라면 생물을... ㅋㅋㅋ

마산의 아귀찜, 안동의 간고등어, 서해안의 우럭찜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조 초가집의 생물이 아닌 말린 아귀찜... 입에 썩 맞지는 않지만 음식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합니다.


낙지? 호래기? 젓갈


향긋한 달래가 나오니 봄은 봄이네요.


밥은 된장국과 함께...


달래를 김에 싸서도 한 점 먹고.


양반 출신이라면 이 정도 반상에 반주 해야죠. 제가 또 충청도 출신이라는...


생뚱맞게 공기밥 사진 나오는 거 보니까 한 공기 더 추가했나 봅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한 끼에 두 공기씩 거뜬히 먹곤 했는데,
이제 나이 서른이 가까워지니 공기밥 추가하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날생선보다는 익힌 생선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추.
단, 식사 시간은 피해서...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652-5, 041-951-7574



서천도 군산이나 평택처럼 서해를 접하고 있어 그런지 화상이 많네요.



덧글

  • 2015/02/28 10: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레드피쉬 2015/02/28 10:52 # 답글

    전 어릴때 춘리 좋아했습니다..ㅎㅎ
  • 애쉬 2015/02/28 11:24 # 답글

    저는 춘천 좋아합니다 ㅎ

    조리법과 보존법은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 같아요…아니 둘 다 나아져야 사람들이 쓰는 것 같아요
  • 평범 2015/03/01 22:56 # 삭제 답글

    저는 조춘 아저씨를...
  • 곰님 2015/03/03 09:03 # 삭제 답글

    얼마전에 새조개 먹으러 남당항 갔었는데 이글 봤다면 좋았겠네요 까비..
  • sinis 2015/03/09 13:37 # 답글

    박대묵은 박대라는 생선의 껍질을 모아 고아서 굳힌 것입니다. 생선껍질의 콜라겐을 굳힌 것이니, 어묵과는 다릅니다.
    부산의 꼼장어묵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만쵸 2015/05/01 03:29 # 삭제 답글

    박대묵은 반투명한 회색빛이고 맛은 비릿하지않고 오묘하니 약하게 생선맛이나는 별미입니다. 간장양념장을 찍어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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