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산곡동] 덕화원 - 옛맛과 분위기를 간직한 華商 수도권


인천에 맛있는 중국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인천 사는 친구를 불러냈습니다. ㅎㅎ

부평역에서 버스타고 처음 가보는 산곡동... 분위기가 참 묘하더라구요.
얼마 전에 개발이 진행되었는지 이렇게 큰 마트와 아파트가 있는데, 바로 길 건너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요즘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1층집들이 쭉 이어집니다.

만물상회 멋지죠?

옛날 극장에 걸려 있는 듯한 이런 그림도 정겹고...

봉다방도 있고...

그 맞은 편에 50년 되었다는 화상 '덕화원'이 있습니다.

30년 이상된 화상들만 있다는 저 나무 간판도 멋드러지네요.

오래된 화상들 꽤 다녔다는 저도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구석에 얌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ㅎㅎ

식당 한 가운데는 난로가 자리 잡고 있네요. 주전자 안에는 분명 뜨거운 엽차가 있을 겁니다.

주방이 살짝 보이구요.

커다란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옛스럽고 좋네요.
이런 화상들은 대개 부부가 운영하고, 전혀 사근사근하지 않고 특유의 무뚝뚝함이 있지만 알고 보면 속 깊은 분들이 많더군요.
요즘 식당의 접객과 다르다고 오해하시지 말고 그런 특성들을 이해하시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메뉴판까지 보니까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이... ㅎㅎ
이런 화상에는 반드시 고기튀김(덴푸라)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상단 좌측에서 4번째 우루면은 예상할 수 있듯이 울면(온루면)이고,
하단 좌측에서 4번째 유모 짜장면 = (고기 갈아 넣은) 유니 짜장면입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저 예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 하는(긍정적인 의미) 요리들일 겁니다. 크림 새우 이런 거 없잖아요? ㅎㅎ


골고루 맛보고 싶은데, 2명이 와서 아쉽네요. 역시 중국집은 6명이 완전수입니다. (6=1+2+3)

탕수육 (18,000원)
케찹없이 투명한 소스에 과일 통조림 전혀 없이 야채 뿐이니, 일단 호감형이구요.

튀김옷은 바삭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눅눅도 아니고, 요즘 유행하는 기포 펑펑도 아니고 푹신에 가깝습니다.

바삭한 걸 선호하는 분들은 소스를 따로 달라 하시면 좀 나을 것 같네요. 저는 이런 튀김도 좋아해서...

Super DRY 익숙하시죠? 아사히가 아니라는 게 함정... ㅋㅋ
검색해보니까 1987년에 OB에서 슈퍼 드라이 맥주를 시판했네요. 아마도 그 때 판촉용으로 업소에 돌린 거겠죠.

하... 소주잔도 만만치 않은데요. 각그랜져 보는 느낌?

짬뽕 (5,500원)
짬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국물은 (닭 육수의) 구수함과 (해산물의) 깔끔함 사이에 절묘한 위치네요.

국물 간이 꽤 짭짤한 편인데, 대신에 면이나 야채에 간이 잘 배어 들었고 볶은 상태도 만족입니다.

평소 국물은 잘 안 마시고, 면과 건더기만 건져 먹는 저는 맛있게 먹었는데, 국물까지 흡입하는 분들에게는 좀 부담일 수도 있겠네요.

간짜장 (5,500원)

튀겨낸 듯한 터프한 계란 후라이 반가운 분들 많으시죠?

뻑뻑한 편이 아니라 '건'짜장에는 부합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짜장만큼은 참 좋네요.
올 여름 궁극의 간짜장이라 생각했던 '화국반점'에서 좀 아쉬웠는데,
http://hsong.egloos.com/3433326 이날 제대로 만회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짜장이 흔했을텐데, 요즘은 귀한 세상... 일식/양식은 해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중식은 왜! ㅠㅠ


제 블로그에 자주 오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향수를 자극하는 식당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런 식당들에 갈 때는 없는 미각까지 곤두 세우고 맛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자칫 분위기에 취해 맛을 더 오바해서 평가할까봐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분위기 떼고 맛만 봐도 주변에서(특히, 서울) 쉽게 찾기 힘든 공력이 있네요.

인천의 중국집 많이 가 본 건 아니지만, 가 본 곳 중에는(인터넷에서 가장 유명한 ㅇㅎ반점 포함) 여기가 제일 나았습니다.
부천까지 하면 '태원'도 좋구요~
http://hsong.egloos.com/3397513



인천 부평구 산곡1동 87-293, 032-502-7259, 월요일 휴무


2차는 바로 앞에 이런 데 가면 되지 않겠어요? ㅎㅎ

옆골목에 위치한 중국집인데 여기는 영업을 안 하는 것 같네요.

여기도 오래된 화상처럼 보이고...

인천은 관광객들 많이 가서 대형화된 차이나타운보다 오히려 외곽에 작은 규모를 유지하는 화상들이 괜찮아 보이네요.


+ 근방에 '종로 왕만두'가 인기 많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검색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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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소소한유학생 2013/12/18 01:28 # 삭제 답글

    음식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나는 글이 참 반갑고 좋고 그렇습니다. 요즘 포스팅 꾸준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
  • 녹두장군 2013/12/18 09:11 #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유학 생활도 화이팅 하시길!
  • 무펜 2013/12/18 03:46 # 답글

    아..간짜장...요즘에는 진짜.....ㅠㅠ..
  • 녹두장군 2013/12/18 09:10 #

    맛있는 간짜장 전문점 하나 생기면 대박 날 것 같네요. ㅎㅎ
  • 빈민 2013/12/18 08:11 # 삭제 답글

    당신 이제 어린 나이 아니야
  • 녹두장군 2013/12/18 09:12 #

    스물 넷이면 아직 어린 거 아닌가요?
  • 텍9 2013/12/18 10:02 # 답글

    반전이네요 그동안 서른 중후반 되는줄 알고있었는데ㅋㅋㅋㅋ
  • 무명 2013/12/18 10:29 # 삭제 답글

    짜장면 윤기가 장난이 아니네요..짬뽕도 맛있어 보이고 ㅜㅜ 그런데 정말 농담이 아니라 24세이신건가요? 30대중후반이신줄 22
  • 싸뚱이 2013/12/18 10:37 # 삭제 답글

    나도모르게 입가에 세번 미소가 지어지는 글이네요~~탕수육소스, 소주잔!!, 면색깔~~글잘보고갑니다^^
  • 엔시 2013/12/18 17:15 # 답글

    헐 24세이셨나요? 아이디도 그렇고 항상 포스팅 볼때마다 중후한 스멜이였는데ㅋㅋ진짜 윗분들 말씀처럼 반전이네요 잘보고 갑니다.
  • ㅁㅁㅁ 2013/12/18 19:48 # 삭제 답글

    헐뭐야 녹두장군 한 서른쯤 되는줄 알았더니 ㅜㅜ 개실망 ㅜㅜ
  • 스미 2013/12/18 22:08 # 답글

    저랑동갑........완전올해최대의반전ㅋㅋㅋㅋㅋㅋㅋㅋ
  • 평범 2013/12/19 00:37 # 삭제 답글

    헐 스물넷이세요? 글보면 완전 아저씨신줄 알았는데
  • 녹두장군 2013/12/19 12:41 #

    24이면 아저씨 맞죠...
  • piglet 2013/12/19 08:29 # 삭제 답글

    녹형은 사이버세상에서 이십사세로 사시는군요?! +_+
    그나저나 녹형이 포스팅하기 전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이제 손님들이 또 몰리기 시작하겠네요 흐음.. ㅡ _-;;
  • 녹두장군 2013/12/19 12:41 #

    녹형이라 하시면... 20대 초반이신가요?
  • 제이드준짱 2013/12/19 11:07 # 삭제 답글

    으흐ㅡ흐흐. 다녀오셨군요. 덕화원 넘사랑해요. 안그래도 오늘 점심도 다녀오려구요. 전 직장이 택시로 10분거리라. 저도 용화반점보다 여기가 더 좋아요
  • 녹두장군 2013/12/19 12:40 #

    10분 거리라니 부럽습니다. ^^
  • 행운아 2018/04/14 20:59 # 삭제 답글

    제가 어릴때 살던 동네입니다. 참 눈물나게 고맙고 감사하네요......70년대 초중반.....초등학교 다닐때 항상 이집앞을 지나서 학교를 갔었죠...지금은 슈퍼가 있는 곳이 백마극장이구요....
    만물상회 찾다가 여기 블로그 들어와서 보니 40년 넘은 세월이 엊그제 일같이 눈에 선합니다...
    감사합니다.......
  • 왕거미 2018/05/31 09:29 # 삭제 답글

    이곳 덕화원은 그냥 저녁으로 짬뽕밥먹으러 가는 곳입니다.
    간짜장도 맛있고 짬뽕도 좋고
    특히 탕수육은 아주 맛있습니다.
    그런데 12시에 가면 바깥에서 줄서야 할때가 있으니 조금 일찍 가거나 아니면 아예 점심시간을 지나서 가시길 권합니다.
  • 왕거미 2018/05/31 09:32 # 삭제 답글

    덕화원이 있는 산곡시장일대는 영단주택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일제시대에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주택공간입니다. 집이야 그 이후에 지어졌겠지만
    동네는 일제시대에 조선주택영단사업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영단주택으로 검색하시면 덕화원이 있는 동네를 아실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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