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역] 아나고야 - 주지육림의 밤 봉천역


아마도 올 한 해 가장 많이 찾은 곳으로 생각되는 '아나고야'
뜻하지 않게 한동안(?) 뜸하다가 오랜만에 거하게 먹고 싶어서 미리 6명 예약하고 찾았습니다. 

카운터석이 없어지고, 2인 테이블 2개 생겼습니다. 이모님도 한 분 합류하셨구요.
6시 오픈하고 얼마 안 있어 예약한 분들로 꽉 들어차더라구요.
불과 몇 달 전, 신기루 사장님에게 이 자리에 아나고 전문점이 생긴다고 얘기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이제 단골도 꽤 많은 거 같습니다.

메뉴판
오픈 초기랑 메뉴판은 별 차이가 없는데, 알게 모르게 사장님이 숨겨둔 메뉴가 있죠.

밑반찬 간단하게 나오고...

아나고(붕장어) 회나 구이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나오는 장어탕
아나고야는 아무래도 식당보다 술집에 가까운데, 식사 겸하고 싶은 분들은 이 국물에 공기밥만 추가해도 괜찮겠네요.

아나고 회
부산에서 흔히 먹는 (세꼬시로 썰어 짤순이에 돌려 수분 빼서 초장 푹 찍어 먹는)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죠. 

마치 광어회처럼 고급스럽게(?) 포떠서 나오는데, 어느 정도 사이즈가 되어야 가능합니다.
 
향긋한 오이와 함께 먹어도 좋구요.

역시 초여름에는 시원하게 칠링한 샤도네이가 상큼하고 좋네요.

마시기도 전에 꿀향 가득한 이 화이트도 인상 깊었구요.

올해의 안주, 육낙!
주당이라면 도저히 싫어할 수가 없는 메뉴입니다.
그런 사람 인질로 잡아다가 육낙만 주고, 술은 절대 안 내주면 다 불게 되어 있어요.
 
낙지도 좋지만, 육회의 퀄리티가 확실히 남다릅니다. 옆에 차돌박이 사시미도 좀 내주셨네요.
얼마 전에 목포의 좀 한다는 곳에서 육낙 먹었는데... 절대 비교 불가입니다.
육낙을 왜 전라도 가서 먹나요? 봉천동에서 먹어야죠. -_-;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이제 낙지가 잘 나지 않아서 다시 선선한 바람 불어야 준비될 예정이라고...

김치를 씻어서 다시 살짝 양념한 건가요?

숯불 등장하고...

예약할 때 미리 부탁드린 한우 등심
사장님 고향인 전남 무안에서 매일 육회용 고기를 고속버스로 받는데, 미리 주문해서 같이 올려 보내주신 겁니다. 

보시다시피 대충 구워도 맛있는... 흑...

레드 와인도 한 잔 하고...

아나고 구이

이 날은 평소보다 씨알이 살짝 얇아서 사장님이(!) 아쉬워 하시더라구요. ㅎㅎ

아무래도 굵은 거에 비해서 씹는 맛이 좀 아쉽긴 하지만 다른 메뉴들이 워낙 압도적이라서... ^^

특제 소스만 살짝 찍어 먹다가 지루해지면... 

멍게젓과 깻잎에 싸서 먹으면 좋죠.

이 날 먹은 것들 중 가장 임팩트 있었던 덕자 조림
요즘 제철인 병어 중 30 cm 이상 큰 사이즈를 덕자(덕자병어)라고 합니다.
이 정도 사이즈 만나기 쉽지도 않지만, 만나도 가격이 ㅎㄷㄷ 하죠.

모두들 정신없이 먹기만 하고, 순식간에 사라진 걸로 보아 저뿐만 아니라 일행들도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부드러운 속살도 좋고, 양념도 입에 착착 감기네요.
개인적으로는, 계절마다 제철 생선으로 찜이나 조림을 하여 정식 메뉴로 올리셨으면 좋겠어요~ 

홍어애
보통 생선 간으로 쳐주는 게 아귀간, 쥐치간, 홍어간인데,
쥐치간은 크기가 작아서 아쉽고, 아귀는 크기는 한데 대개 익혀서 먹죠. 활아귀 구하기가 쉽지도 않고...
그런 면에서 사이즈와 맛 모두 충족시켜주는 홍어애가 최고~!

홍어 전문점에서 서비스로 주는 냉동애는 탕에 넣지만 이건 당연히 생으로 먹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삭힌 홍어 냄새는 당연히 거의 안 납니다. 생이니까~

의도한 건 아닌데, 입가심용으로 가져온 소테른 와인과 간떡궁합
양식에서는 푸아그라와 소테른의 마리아주를 알아준다는데, 같은 간이어서 그런지 홍어애와도 잘 어울려요.

그나저나 저 와인은 독산동 홈플러스에 50% 할인해서 2만원에 나왔는데, 아무도 안 사가는 거 제가 10병 정도 싹쓸이 해왔어요.
곶감 빼먹듯이 야금야금 먹고 주변에도 돌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병이었습니다.
역시 싼테른(싼 소테른)은 1~2시간 전에 미리 열어 놓고 시원하게 칠링해서 다른 술 좀 먹다가 마시는 게 가장 좋아요. ㅎㅎ

불소곡주
소곡주는 15도 정도 하는 달짝지근한 발효주만 먹어 봤는데, 불소곡주라 하여 증류한 40도 짜리는 처음이네요.
제가 소주나 보드카처럼 특별한 향없이 알콜향 가득한 술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깔끔하고 좋더라구요. 
큰 거 한 병 구해봐야겠습니다.

마지막 메뉴는 소고기 스지 조림

계속되는 독주는... 예비군 훈련장 PX에서 병당 1만원에 사온 화요 41

개인적으로 화요는 그냥 마시기보다 온더락에 매실이든, 오렌지든 살짝 넣어 칵테일로 마시는 게 좋습니다.

조금씩 맛보라고 내주신 새우장

귀여운 주먹밥도 하나씩 ㅎㅎ

간단하게 먹으면 인당 2만원, 적당히 먹으면 3만원, 푸짐하게 먹으면 4만원 정도.
봉천동에서 객단가가 가장 높은 식당이지 않을까 싶은데, 갈 때마다 만족하고 오는 곳입니다.
두 명이 가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제한적이니, 최소 4명 ~ 최대 6명 가서 두루 먹으면 만족도가 더 높을 듯...

지난 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 가 보는 분들은 일단 기본 메뉴인 아나고, 낙지, 육회부터 마스터(?)하시고,
괜찮은 식당이다 싶으면날마다 바뀌는 새로운 메뉴들도 부탁드려 보시길 바랍니다. ㅎㅎ


서울 관악구 봉천동 1564-3, 02-877-5391 신기루 황소곱창 오른편,
영업시간 18시 ~  밤 12시(?),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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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카군 2013/06/24 23:36 # 답글

    으어어... 이시간에... 침이 질질.
  • 녹두장군 2013/06/25 22:40 #

    의도했습니다. ^^
  • 2013/06/25 00: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6/25 22: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6/25 00:55 # 삭제 답글

    과하다......ㅠㅠ
  • 녹두장군 2013/06/25 22:40 #

    에이... 이 정도로...
  • 허허 2013/06/25 03:17 # 삭제 답글

    인당 푸짐하게로 쳐도 4만원인데 4만원에 저정도 라인업이라면 굉장한데요. 다른 블로그에서도 이 가게를 보긴 했는데 군침나오게 하기로는 역시 녹두장군님 포스팅을 따를 수가 없네요.
  • 녹두장군 2013/06/25 22:41 #

    맘먹고 심하게 먹은 날이었습니다. ㅎㅎ
  • 애쉬 2013/06/25 04:35 # 답글

    소테른 와인이 왜 식사 중간에 나오지 싶었는데.... 홍어 애와 맞춘 것이였군요...

    소테른이 병당 2만원에 나오다니;;; 그걸 또 노려서 쟁이시다니;;; 대단하십니다 ㅎㅎㅎ

    급속냉동 된 수입산 애를 먹어봤는데.... 생으로 먹을 퀄리티가 되더군요...수분이 적고 지방분이 많아서 그런가봅니다.
    (이 경우는 완전히 녹지 않은 상태로 드시길 권합니다. 다 녹으면 수분유출(드립)이 걱정되서)

    아주 맛있었을 식사 잘 보고 갑니다^^
  • 녹두장군 2013/06/25 22:42 #

    얼마 전에 보니 30% 할인하던데, 비싸게 느껴지더라구요~
  • kihyuni80 2013/06/25 07:50 # 답글

    주당을 불게 만드는 방법...아주 재밌네요. ㅎㅎㅎㅎㅎㅎ
  • 녹두장군 2013/06/25 22:42 #

    당하고 싶지 않은 고문입니다!
  • eunload 2013/06/25 08:42 # 답글

    코르키지는 어떻게되나요?:)
  • 녹두장군 2013/06/25 22:42 #

    단골은 따로 안 받으시는데, 공식적으로는 잘 모르겠네요...
  • 술마에 2013/06/25 08:52 # 답글

    저 다 불테니까 저도 좀 데려가주세요 ㅠㅠ
  • 녹두장군 2013/06/25 22:43 #

    뭘 부시려구요. ㅎㅎ
  • 빈민 2013/06/25 08:53 # 삭제 답글

    녹두장군님, 왜 저 만나실 때는 소주만 드시고 와인은 안 가지고 나오세요? 저도 우아하게 소테른 이런거 좀 마셔보고 싶은데..
  • 녹두장군 2013/06/25 22:39 #

    빈민에 어울리는 싼테른이요?
  • 평범 2013/06/25 16:36 # 삭제 답글

    아 술 마시고 싶네요~
  • 녹두장군 2013/06/25 22:43 #

    낮술 한 잔 하신 듯...
  • 2013/06/26 11:5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foodie 2013/06/26 16:40 # 삭제 답글

    저 conundrum 이라는 와인 전에도 녹장님 블로그에서 한번 봤던것 같아요 ㅎㅎ
    제가 저런걸 냉큼 사서 먹어봤을리는 없고, 어디선가 보고 괜찮을거라 생각해서 샀을텐데 아마 녹장님 블로그가 아닐까 싶네요ㅎㅎ
    우연히 마트갔더니 (미국에서) 18불 정도에 팔더라구요.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ㅎㅎ

    저기 보이는 레드와인이랑 같은 와이너리에서 나오는 다른 와인도 몇개 마셔봤는데 제 입맛에는 그냥 그렇더라구요. ㅜ

    녹장님 블로그 오면 이런저런 술 보는 재미도 있네요 ㅎㅎ
  • 한가을 2013/06/28 17:35 # 삭제 답글

    전부 맛나보여요 근대 장어 싸이즈가..
    볼팬싸이즈..ㅋㅋ
  • 헤아림 2013/06/29 03:17 # 삭제 답글

    술은 BYO가 되는 곳인 건가요??
    정말 좋으네요
  • 북극진동 2013/06/30 18:15 # 삭제 답글

    어제 성민 양꼬치 다녀왔는데,

    아나고야도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

    비밀이야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포스팅 되었던 곳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ㅎㅎ
  • 2013/06/30 23:52 # 삭제 답글

    혼자 아나고탕 먹으러도 가고 기회 있을 때마다 친구들, 가족과 함께 가는데 언제나 만족스러운 집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전화 예약은 안 받으신다고 하고(단골분들은 예외려나요.), 금연업소가 되었더군요.

    언젠가는 저도 메뉴판에 없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기를 바라며...
  • 저에요 2013/07/10 19:40 # 삭제 답글

    진짜 불친절합니다. 옆테이블에 하는 서비스도 너무 불친절했어요. 파워블로거에게 어느정도 어드벤티지가 잇는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류 맛은 있어요.
    하지만 다시 가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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