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수정식당 - 도다리쑥국과 졸복국 경상권


다시 통영으로 돌아와서... ^^

전날 자모아 소주방과 선지국은 늦은 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니, 다음 날 아침부터는 제대로 챙겨 먹어야죠.

개인적으로 먹거리 풍부한 지방으로 강원도에서는 속초, 전라남도에서는 여수, 경상남도에서는 통영을 꼽는데,
봄철 통영에서의 아침 식사라면 고민할 필요없이 바로 답이 나오죠. 모두들 예상하시듯이 바로 도다리쑥국입니다.
(지금은 철이 지났지만 방문 시점에서는 딱 제철이었답니다.)

처음엔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의 촬영지 호동식당(윤여정씨가 하던 복국집)에 가려고 했는데,
 졸복국만 하고 도다리쑥국은 하지 않는다 하고,
그래서 오래 전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서호시장 내 분소식당으로 갈까 하다가,
안 그래도 유명하던 곳이 그새 더 유명해져서 불안하여 숙소에 가까운 '수정식당'으로 갔는데 결과적으로 대만족이었습니다.
햇빛이 내려 쬐는 따뜻한 봄날, 정감있는 식당에서 도다리 쑥국이라... 생각만 해도 멋지네요.
건물 외관도 왠지 뭔가 있어 보이지 않나요? 옥상에 걸린 '찾아라 맛있는...' 은 좀 에러지만... ㅎㅎ

세트로 먹으면 딱 좋은 구성입니다.

외관 뿐 아니라 내부도 옛스럽고 향토적인 분위기

이런 게 옛날 일식집 구조 아닌가요?
저녁 때 혼자 다이에 앉아서 먹으면 기분 좋을 듯... 그런데 의자가 없어요~

전날 밤에 구이로 먹었던 볼락은 경남을 대표하는 생선이죠.

메뉴판
가격은 통영 어딜가나 비슷한 수준인 듯 한데, 서울보다는 꽤 저렴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지역적인 특색을 보여주는 밑반찬들도 마음에 들구요.
특히 쿰쿰한 멸치 젓갈이 나와 반갑네요. 젓갈 드시고 짜다는 분들도 있던데...
[리빙 포인트] 젓갈이 짤 땐? 조금씩 먹으면 된다.

5명이어서 골고루 주문해 봤습니다.

멍게 비빔밥 (10,000원)

멍게 젓갈의 양이 적지 않습니다. 냉동 멍게젓이랑 당연히 비교 불가...

해산물을 아예 못 드시는 분들이 아니고서야 누구나 좋아할만한 바다 내음이 물씬~

도다리 쑥국 (10,000원)
TV 프로에 수없이 나와서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도다리 쑥국...
서울에서도 취급하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제일 유명한 다동의 그 곳은 개인적인 이유로 가질 않고,
[마포] 남해바다
http://hsong.egloos.com/3152716 에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철이 지나서 안 하겠지만요.

도다리 한 마리가 통으로 풍덩 들어가 있습니다.
도다리는 봄이 제철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린데 얘기가 길어지니 명칭 논란과 함께 다음 기회에...)
도다리쑥국을 봄에 먹는 이유는 바로 쑥 때문이라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억세지기 전의 어린 쑥을 따서 국을 끓여야 해서...
목포에서 맛 본 홍어내장보리국도 보리싹 때문에 겨울철에 먹는 것처럼 말입니다.
http://hsong.egloos.com/3283242

그런데 사실 어린 쑥을 따서 냉동시켜 두었다가 사시사철 먹어도 쑥이 워낙 향이 강해서 큰 상관은 없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음식은 단순히 맛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계절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양식이라도 바닷가에서 먹는 회 맛이 그냥 도심의 횟집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양식인 줄 모르고 먹으면 더 맛있을테고... ^^
다른 곳에 비해서 월등나게 맛있다 하는 느낌은 못 받았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세상에 맛없는 도다리 쑥국도 있나요? ㅎㅎ

개인 그릇에 덜어서...

졸복국 (9,000원)
부산, 마산과 달리 통영에서는 자그마한 졸복(정확하게는 졸복이라는 생선은 따로 있고, 복섬이 맞습니다.)으로 맑게 끓여 냅니다.

앙증 맞은 크기의 복섬
다른 복국집과 달리 시원한 감칠맛이 적어 밍밍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게 더 마음에 듭니다.
반대로 진하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안 드시는 게 낫겠죠?

이건 멍게 비빔밥에 딸려 나온 도다리쑥국 국물이었던가...

잘 먹다가 메뉴판을 보니 생선회(8,000원)가 눈에 들어 옵니다.
회가 딱히 먹고 싶어서라기보다 도대체 8,000원 짜리 생선회 메뉴는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여 주문해 봤는데...
고급 어종은 아니지만, 혼자서 술 한 잔 하기에 딱 좋지 않나요?
서울에서 모리아와세라 하여 15,000원에 팔아도 잘 사 먹을 거 같은데, 통영으로 이사를 하던지 해야지 원....

이런 건 간장 말고 초장 찍어서 먹는 게 낫습니다. ㅎㅎ

해장하러 왔다가... 이거 뭐...

호응 좋았던 멍게 비빔밥을 안주 삼으려고 추가 

이번에 돌았던 전국 수십 군데의 식당을 통틀어도 손에 꼽힐 정도로 기분좋게 식사한 곳이었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를테면 아이폰의 감성? ㅋㅋ)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도 봄 내음 물씬 느낄 수 있는 제철 향토 음식을, 정감 어린 공간에서, 친절한 서비스 받으며, 좋은 분들과 함께 즐겼기 때문이겠죠.

미식가는 '무엇'을 먹는가에만 집중하고,
식도락가는 누구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를 복합적으로 생각합니다.
('왜'가 빠진 이유는? 너무 자명하죠. 먹고 싶으니깐!!!)

아무튼 다음에 통영에 온다면 봄이 아니더라도 1순위로 다시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찾아가는 길

경상남도 통영시 항남동 239-49, 055-644-0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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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드피쉬 2012/05/05 13:09 # 답글

    어제 맛없는 도다리쑥국집 통영에서 찾았습니다ㅎㅎ
  • 녹두장군 2012/05/05 13:26 #

    축하드립니다. 읭? ㅎㅎ
  • scientist 2012/05/05 16:36 # 삭제 답글

    오랫만이네요 장군님~ㅎㅎ 어릴적 고향이 경상도인데 어릴땐 뭘 몰라서 볼락(이라 쓰고 뽈락이라 읽는...)이나 도다리 같은거 잘 안먹었더랬죠 ㅠㅠ 지금 주면 잘 먹을 수 있는뎁...
  • 흑곰 2012/05/05 17:35 # 답글

    먹고싶어서 먹는다!!! 라서 정말 왜? 라는 단어는 사라진게 맞을듯 해요 ㅇ_ㅇ)
    그나저나 어우 침샘자극 ㅠㅠ....
  • 바보새 2012/05/07 10:43 # 답글

    예전에 갔을 땐 수정식당에 들렀는데...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한산섬식당에서 도다리쑥국을 먹었네요. ㅎㅎ 그것(!)의 맛이 강력하게 느껴져서 전 수정식당의 맑고 시원한 맛이 그립더라구요. (대신 똑같이 그것의 맛이 나더라도 쥐치매운탕은 괜찮더라구요 ㅎㅎ) 근데 졸복국... 아아 역시 한 번은 먹어야 했는데. 연속 네 끼니쯤 해물을 먹었더니 남편이 고깃국물로 해장하고 싶다고 해서 원래 졸복국 해장이 예정되었던 끼니를 돼지국밥으로 바꿔서 못 먹었거든요. 아쉬워라... ㅠㅠ
  • 푸른바위 2012/05/07 11:14 # 답글

    쩝 8000원짜리 생선회...
    동내에 저런 식당 있으면... 무지 행복할 것 같은...
  • 봄이아빠 2012/05/07 11:51 # 삭제 답글

    이틀 연속 수정식당서 아침 먹었었는데... 시원한 도다리쑥국과 복국....
  • 2012/05/09 04:16 # 삭제 답글

    사진으로 봐서는 국물의 맛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8,000원짜리 생선회의 싱싱함은 정말 장난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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