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초당할머니순두부 - 순두부의 끝 ★ 강원권


죽변항에서 울진 시내까지 가지 않고, 죽변 버스터미널(이라 하기엔 그냥 정류장)에서 강릉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거리상으로는 그렇게 멀지 않은데, 중간 중간 쉬었다 가다보니 무려 3시간이 소요.
애초에는 교동반점을 대체할 '짬뽕1번지'에 갈 계획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그 날은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는 비보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2차로 계획된 초당 할머니 순두부를 1차로 갑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경포대 해수욕장 바로 뒷편이 초당동이며, 전국적으로 유명한 초당 순두부의 메카라 할 수 있습니다.
초당은 조선시대 강릉 지방의 사대부로 유명한(정확히는 자식들이 좀 더 유명합니다만...) 허엽 선생의 호입니다.
따님이 여류 시인 허난설헌, 아드님이 홍길동 전의 허균이죠.
참고로, 초당대학교는 초당동과 상관이 없고,  전라남도 무안에 위치합니다. 또 뭐가 있더라...
순천향대학교도 순천이 아닌 충남 아산에 있죠. 남서울대학교는 천안에 있고, 강남대학교도 강남이 아닌 용인에 있고... 

초당 순두부의 이름은 분명 허엽 선생의 호에서 유래한 것이 분명한데,
허엽 선생이 직접 초당식 순두부를 만들었다는 건 워낙 오래 전이어서 그런지 구전으로만 전해집니다.
소동파의 동파육과 비슷한 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건 썰만 수십가지는 아니고 여러가지...)
그래서 뭐든지 오래된 역사 얘기할 때는 이것이 정설이다라고 함부로 말하면 곤란합니다. 

초당동에는 수 십개의 순두부 식당이 있는데, 서로 원조니, 100년 전통이니, 심지어 400년 전통(-_-;)도 있는데,
그 중 비교적 역사가 확실한 초당 할머니 순두부로 택하였습니다. 근처에 유사한 상호가 많으니 주의하시길...

방도 여러 개 있고...

홀도 있습니다.

한 쪽에는 두부 만드는 장소가 있는데, 모형이 아니라 지금도 여기서 작업을 하신다고...

이른 시간부터 하니까 아침 식사 하기에도 좋겠네요.

방입니다.

대한민국 식당 중 TV나 신문, 잡지에 출연하지 않은 곳보다 출연한 곳이 더 많은 요즘이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지금처럼 심하진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믿음이 가죠. 90년대 이전...  
현재는 사진 속의 아드님이 두부를 만드신다고 합니다.

강릉 MBC 연혁을 찾아보니 이건 대략 90년대 초반인 듯...

요즘처럼 전문업체에서 제작한 액자가 아니라 직접 사진을 찍어 오려 붙이고 글씨도 손으로 쓰셨네요. ㅎㅎ

이 사진의 구성을 유심히 지켜 보시길... 이 당시에도 20년 넘게 한결같다고 했는데...

메뉴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수준이라 생각되는데, 실제로 두부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무척 저렴한 가격입니다. 
저희 집에서도 가끔 두부를 직접 만들어 주시는데, 노동량과 정성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리고 순두부 백반과 순두부의 차이는 공기밥의 유무이니,
양이 많지 않은 분들은 2인 기준으로 순두부 백반 1, 순두부 1, 두부 1/2 주문하면 적당할 듯 싶습니다.

순두부 백반 2인분 (12,000원) + 두부 절반 (3,500원)
잡지 속의 사진과 거의 같죠? 손가지 않는 구색 갖추기용 반찬 대신 딱 필요한 반찬만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순두부
서울에서 순두부하면 대개 빨갛게 양념한 순두부 찌개인데,
그것도 매력있지만 두부 자체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양념하지 않은 순두부를 먹어야죠.
지금도 강릉 앞바다 물을 간수로 쓴다는데, 쓰지도 짜지도 않은 간이 적당하고,
TV 맛집 프로에 남발되는 '정말 담백하다'는 이럴 때 써야 적당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애초에 두부라는 것이 훌륭한 음식이라서 공장에서 만들어내도 어지간하면 맛있죠.
그런 두부가 80점 정도의 준수한 수준이라면, 이 곳의 두부는 95점 이상, 사람에 따라 110점이라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태생적으로 두부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호불호가 갈리지는 않을 듯...

두부 1/2 (3,500원)
두부(모두부)는 순두부를 만든 다음에 틀에 넣고 무거운 걸로 눌러 물기를 빼서 만듭니다.

두부 절반을 주문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먼저 반만 주문하실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고,
가격도 정확히 절반 값만 받으시더군요. 이외에도 오래된 노포답지 않게(?) 친절하시고...

된장 속에 묵혀 둔 고추 장아찌
맛이 잘 배어 들어 슴슴한 두부에 잘 어울립니다.

오래 삭혀 새콤한 김치
순두부가 너무 담백/심플하다면 취향에 따라 이 김치를 넣고 밥 말아서 먹기도 한답니다. 

된장찌개
된장찌개도 그냥 단품으로 팔어도 훌륭한 수준입니다.

비지장
두부 만들 때, 콩을 갈아서 물을 내리고 그 때 거른 콩으로 만들죠. 역시 구수하고 좋습니다.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순두부와 두부의 질이 상당히 훌륭하고,
밑반찬인 고추, 김치, 된장, 비지장 역시 그에 못지 않게 만족스러웠습니다.
이게 바로 전통이고, 명성이며, 한국의 맛이라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가격 저렴하고 친절하기까지 하니 추천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강릉에 간다면 제 1순위로 들러야 할 곳이라 생각합니다.


찾아가는 길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 307-4, 033-652-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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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1/02/08 12:14 # 삭제 답글

    초딩두부 맛있어 보여요!
    맛집은 왜 죄다 멀리 있는건지 ㅠㅠ
  • 녹두장군 2011/02/08 12:29 #

    초딩두부라니... 아직 방학 안 끝났나 보네요.
  • olymet 2011/02/08 12:21 # 답글

    아 여기 정말 맛있죠! 가게에서 판매하시는 양만으로도 벅차신 이유 때문인지 뭔진 잘 모르겠지만, 두부만 따로 포장해서 판매하지는 않으시는게 정말 아쉬웠습니다. 갈 때마다 잔뜩 사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말이죠.
  • 녹두장군 2011/02/08 12:34 #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제대로 들어 맞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ㅎㅎ
  • 데미노스 2011/02/08 12:57 # 답글

    몇년전에 가본 거기군요 :) 강릉 출신 형님이 소개해주셔서 갔었는데 아 이게 초당두부구나 싶더군요 ㅎㅎ
  • oxymoron 2011/02/08 14:30 # 답글

    마포고등학교는 강서구 등촌동에 있죠......
  • 우기 2011/02/08 15:07 # 답글

    정말 맛있게 먹은 곳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담백한 맛'은 바로 이런 음식에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서산돼지 2011/02/08 15:09 # 답글

    관악고등학교도 관학구에 있지 않더군요. 고등학교 개교하고 한참후에 관악구가 생겼다고 합니다.
  • SoftWish 2011/02/08 15:33 # 답글

    처음 서울에 왔을때 매끈한 순두부는 제게 엄청난 충격이었죠. 내 순두부는 이렇지 않아!!! 물론 내공에 미치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시장에서도 저렇게 생긴 순두부를 팝니다. 한 포 사와서 가족 모두가 나눠먹는 그 맛!
  • 은향씨 2011/02/08 17:33 # 삭제 답글

    외가댁에서 명절마다 두부를 만들고 비지장도 만드는데 정말 품이 많이 듭니다.
    직접 만든 두부들은 사는 두부만큼 매끄럽지 않지만 그야말로 진하고 묵직한 맛이 일품이죠~
  • 취한배 2011/02/08 18:50 # 답글

    어우 두부 진짜 좋아하는데 정말 맛있는 두부 먹어본지 참 오래됐어요 ㅠ.ㅠㅠ
  • 술마에 2011/02/08 21:17 # 답글

    저 순두부는 정말 그냥 떠먹어도 맛있을 거 같아요ㅠㅠㅠㅠㅠ
  • 윤귤 2011/02/09 00:25 # 답글

    시골 가면 할머니가 만들어주시곤 하던 두부 먹고 싶어지네요..이제 몸이 안 좋으셔서 못 만드시지만.
    맛도 맛이지만 저런 두부는 공장제만 먹다가 먹으면 증말~!
  • K I H O 2011/02/09 11:25 # 답글

    얼큰한 두부찌개가 제대로인데~ㅎ 담엔 얼큰한 국물 자작한 두부찌개도 드셔보세요^^
  • liebe 2011/02/10 18:16 # 답글

    정말 맛있어요 여기~ 저도 한번 들렀었는데 아직도 생각나는 맛이랍니다.
    순두부 모두부 두부전골 다 먹었는데 셋다 맛있어요~
    골고루 시켜드심 좋습니다 ^^
  • 2011/04/27 10:4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혁이 2011/05/16 00:52 # 삭제 답글

    대학가서 친구들이 강릉 놀러오길래 저기가서 먹였더니 다들 두부가 고소한거였구나 하고 놀랐어요ㅋㅋㅋ
    특히 한 녀석은 원래 두부 싫어했는데 자기가 알던 두부가 아니라고 정말 맛있게 먹더군요ㅋㅋㅋ
    솔직히..... 저기 초당두부골목 아무데나 잡아 들어가도 평균 이상의 맛이긴 해요....ㅎㅎ
    거기서 사람 입맛 같은걸로 조금씩 맛집이 갈리는듯ㅎㅎㅎ

    고등학교 시절이 갑자기 생각나네요ㅎㅎ 급식 맛없는 날이면 애들끼리 초당두부 먹으러 가곤 했는데....ㅎ
  • 장군사마 2015/07/26 12:49 # 삭제 답글

    장군님 포스트보고 강릉와서 줄서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너무너무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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